호수따라 오롯이 걷는 산막이옛길
쪽빛 호수따라 오롯이 걷는 ‘산막이 옛길’
천혜의 자연관광이 살아 있는 괴산의 명소
산막이 옛길
-이정석
팔 벌린 산이 물을 막아
어깨동무 한 새로 오솔길
다람쥐 길 안내하고
연리지 사랑 키워 가는 곳
이곳이
지상낙원일세
내 고향 칠성 산막이 옛길
한폭의 산수화 같은 수변 경관
맑은 물, 푸른 숲, 수려한 계곡이 유독 많은 괴산.
남으로는 백두대간이 빚어 놓은 명산과 그 속에서 화양동, 선유동, 쌍곡계곡 등의 명소들이 선경을 이루고 있어 발 닿는 곳마다 감탄을 불러내는 곳이 바로 괴산이다.
이러한 괴산에 최근 호수와 그 위에 비친 쪽빛 하늘을 끼고 만들어진 숲속 산책길인 ‘산막이 옛길’이라는 새로운 명소가 전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칠성면 외사리 괴산댐을 중심으로 조성된 산막이 옛길은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3.1km의 옛길을 그대로 복원한 산책로이다.
옛길 구간 대부분을 데크로 만드는 친환경 공법을 적용, 환경훼손을 최소화해 살아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막이 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찾는 사람들을 반하게 만든다.
괴산댐이 만든 괴산호수를 끼고 도는 호젓한 산책로는 아름다운 수변 경관이 한 폭의 산수화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폭 2m 정도의 나무 데크길은 어른 걸음으로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 사계절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올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이름도 재미있는 17개 명소
산막이 옛길을 걷다보면 수변경관과 함께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게 만나는 명소들이 탐방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옛날에 사오랑 서당이 여름철 무더위에 야외 학습장으로 사용했다는 고인돌쉼터를 시작으로 연리지, 40년 생 소나무들의 군락지인 소나무동산, 흔들릴 때마다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소나무출렁다리’, 남녀가 함께 기원하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정사목, 토끼, 꿩, 노루가 다니면서 목을 축였다는 노루샘, 매바위, 옷벗은 미녀나무, 다래숲동굴 등 이름도 재미있는 명소들이 산책로 끝자락까지 이어진다.
산책로 중간 지점엔 호수와 바로 마주하고 볼 수 있는 전망대와 쉼터가 있고, 목을 축일 수 있는 앉은뱅이약수도 있다.
실제로 호랑이가 드나들며 살았다는 호랑이굴엔 모형 호랑이얼굴이 지나가는 등산객을 노려보고 있다.
느티나무 위에 만들어진 전망대인 괴음정은 나무에서 나는 특유의 삐걱 소리가 아찔함을 준다.
깎아지른 40m 절벽 위에 세워진 망루인 고공전망대는 바닥이 투명해서 청산 속 공중에 떠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연인끼리 잠깐 쉬어서 괴산호를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곳이라고 한다.
소나무숲 아래 펼쳐진 진달래 동산은 봄엔 붉은 진달래가 장관인 곳이다.
산책로 마지막 즈음에 만나는 가재연못은, 진달래 동산을 지나 피난골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도랑을 막아 가재가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산 위에서, 선상에서 보는 경치도 장관
산막이 옛길의 수려한 경치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작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배 삯은 어른 기준 5천원이다. 12명 정원의 소박한 배이지만 유람선 안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일품이다.
돈 안 들고 탈 수 있는 것도 있다. 산막이 마을 선착장에 마련된 그네가 바로 그것. 호수 위로 높이 그네를 뛸 수 있어 여느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짜릿하다.
호수를 마주 바라보며 함께 간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호젓하게 명상할 수 있는 흔들의자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깝지 않다.
등산을 준비했다면 한반도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전망과 함께 한반도지형을 보는 것도 좋다.
군은 최근 노루샘에서 등잔봉과 한반도 전망대, 천장봉, 산막이 마을을 잇는 제1코스(4.4km)와 천장봉에서 산막이 마을까지 가지 않고 진달래동산으로 내려오는 제2코스(2.9km)를 개발해 최근 ‘등잔봉 전국등산대회’도 개최했다.
옛날 한양으로 과거보러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기도를 올렸다는데서 유래한 등잔봉은 지금도 그 효험이 있다고 여겨 알음알음 자식들을 위해 정성을 드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고 한다.
이 외에도 산책로 비탈면이나 전망대에 지게 모양의 시화대 20개를 설치해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낭만을 더하고 있다.
산자수명하기로 유명한 괴산의 명소들
산막이 옛길 외에도 산자수명하기로 유명한 괴산에는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발걸음 했던 쌍곡구곡,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거침없이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가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갈은구곡, 퇴계 이황이 구곡의 이름을 지었다는 선유구곡, 속리산 국립공원의 일부인 화양구곡 등 이미 명소로 잘 알려진 계곡들과 폭포가 많다.
군자산을 비롯해 칠보산, 도명산, 낙영산, 조령산, 칠보산, 백화산 등 괴산의 35 명산들도 전국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축제
괴산고추축제
자연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괴산청결고추를 주제로 매년 8월 열리는 지역특산품 축제. 풍년기원제를 비롯해 각종 고추관련 체험행사와 전통문화행사, 전국 임꺽정 선발대회. 관광객을 위한 물고기잡기대회, 올갱이줍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먹을거리
괴산은 민물매운탕과 올갱이해장국이 유명하다.
집된장을 풀어 아기배추, 부추 등과 갖은 양념으로 조리한 올갱이해장국은 시력을 밝게 해 주고, 간기능개선, 숙취해소 등에 좋다. (주차장집 식당 832-2673, 기사식당 833-5794)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등 괴산 청정지역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은 단백질, 칼슘, 철분, 인이 풍부해 보양식으로도 좋다. (괴광관광농원 834-8877, 우리매운탕 834-0005)
숙박
계곡, 폭포, 명산들이 많다 보니 모텔, 여관, 펜션, 민박이 발달해 있다. 특히 펜션은 계곡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호텔은 연풍면 원풍리에 자리한 호텔웨스트오브가나안이 있다.
/ 글: 정예훈 (사진출처: '산막이옛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