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넘치는 충북의 벚꽃길
황홀한 꽃그늘 아래서 사랑을 고백하세요
낭만이 넘치는 충북의 벚꽃길
春 四월이 되면 가족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벚꽃명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청주 무심천 벚꽃은 4월 2일 쯤 개화 소식을 전할 전망이다.
벚꽃의 매력은 만개 시 장관을 이루는 화려함과 여느 꽃과 달리 지는 모습조차 꽃비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움에 있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달빛이 쏟아지는 벚꽃 나무 아래서 고백해보라. 분명 그윽한 꽃향기가 당신의 사랑을 이뤄 줄 것이다.
호수 위로 떨어지는 ‘하얀 봄’
청풍호반 벚꽃길
그냥 벚꽃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황홀하지만 벚꽃이 어우러진 호반 드라이브코스의 벚꽃 감상은 또 다른 운치를 더한다. 물굽이를 끼고 달리는 것도 흡족한데, 여기에 벚꽃터널이 이어진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충북 제천 청풍호반 벚꽃길은 경주 보문호, 강릉 경포호와 함께 전국적인 호반 벚꽃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금성방면 82번 지방도로에 접어들면 금성면사무소부터 청풍면사무소가 있는 청풍리까지 약 13km의 흐드러진 벚꽃 터널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은 꽃봉오리가 춘풍에 하늘거리며 연홍빛 꽃망울을 터트리면 눈꽃 같은 벚꽃이 순식간에 낭만과 사랑이 넘치는 청풍호 벚꽃길을 완성한다.
낮에는 봄바람에 날리는 벚꽃에 취하고, 밤에는 달빛에 환히 빛나는 벚꽃에 홀려 봄철 풍류를 즐기기에 이보다 더한 장소는 없을 듯하다.
청풍호반 벚꽃길의 절정은 왕건 촬영세트장 100m 남짓 직선코스와 국민연금호텔에서 청풍대교 직전 학현리 입구까지로, 벚꽃과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벚꽃 만발할 때 열리는 청풍호반벚꽃축제에 참가해 여흥을 즐겨도 좋고, 청풍문화재단지, 드라마 ‘태조왕건’ 세트장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다.
문화재단지에서 조그만 걸어내려 가면 청풍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의 절경에 빠져 볼 수도 있다.
호수 주변에는 쏘가리, 잡어 등으로 끓인 민물매운탕과 닭백숙, 산채요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연분홍 꽃비 속으로 달려보자
청주무심천, 우암산 순회도로 벚꽃터널
청주에 살면서 무심천 벚꽃을 보지 않고 봄을 지나치면 허전할 정도로 청주 무심천 벚꽃은 오랫동안 청주사람들에게 봄을 만드는 추억의 장소로 유명하다.
청주를 주제로 한 시와 노래 속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무심천 벚꽃길은 석교동에서부터 시작해 청남교, 청주대교, 흥덕대교를 지나 신봉동 끝자락에까지 이른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무심천 벚꽃길은 낭만이 넘친다. 특히 도시의 밤을 환하게 수놓는 벚꽃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다.
도심 가운데 활짝 핀 무심천 벚꽃길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무심천을 끼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고, 내친김에 우암산 순회도로까지 간다면 그윽한 꽃향기 속에서 도시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순회도로 중간에 조성한, 드라마 촬영 장소로 유명해진 수암골이 발아래 펼쳐져 있는 전망대는 번잡한 마음을 털어놓고 가기에 좋은 장소이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상당산성까지 올라 청주시내에 찾아 온 봄을 한껏 보는 것도 좋고, 산성 내 토속 음식점에 들러 출출한 배를 채우면 이보다 더한 봄나들이는 없을 것이다.
호젓함과 아늑함이 운치를 더하는 곳
청남대와 대청댐 벚꽃길
대청호에 찾아 온 봄은 청남대와 대청댐 주변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든다.
대청호를 끼고 청원군 문의면을 향해 달리는 차는 ‘봄 속’으로 들게 된다. 도열한 벚꽃은 물론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여린 진달래 꽃잎과 긴 겨울을 참고 올라오는 새순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대청호 봄은 청남대에서 정점을 찍는다. 문의면 소재지에서 청남대에 이르는 벚꽃터널은 대통령 별장으로의 입성을 ‘웅장함’으로 만든다.
청남대 안에 들면 봄으로 단장한 대통령 별장을 볼 수 있는데, 화려함 보다는 호젓하고 아늑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봄빛 완연한 대청호를 바라보며 연인과 함께 호반산책로를 걸어도 좋고, 역대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아 온 오각정 위에 서보는 것도 이색 추억이 될 것이다.
3.2km에 이르는 호반산책로는 목재테크, 황토길, 마사토길, 목교 등으로 이뤄졌고, 진달래, 춘란, 금낭화 등 다양한 야생화가 식재돼 있어 가늘 길이 내내 즐겁다. 청남대 봄꽃축제인 영춘제 기간엔 갖가지 문화예술공연도 볼 수 있다.
청남대 관람 이후엔 벚꽃이 만발한 대청댐과 운치가 넘치는 문의문화재단지에 들러 대청호의 또 다른 봄기운을 느껴보라. 먹을거리는 문의면소재지의 관광객들을 위한 음식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연인들을 위한 꽃길 드라이브
옥천~보은 간 37번국도
옥천~보은 간 37번 국도는 교통량이 비교적 적은 곳으로, 낮은 속도로 벚꽃길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옥천읍에서 장계리까지 30 여 리에 이르는 37번 국도 구간은 1천 500여 그루의 제법 굵직한 벚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화사한 꽃 터널을 이룬다.
차 창문을 열면 산뜻한 봄바람과 멀리 파릇파릇한 들녘에서 물씬 풍기는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맘 때 즈음이면 옥천에는 봄향기 뿐 아니라 시향도 넘쳐난다.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시인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이 상춘객들에게 시심을 심어준다. 이 외에도 옥천향교, 육영수 생가 등 둘러볼만한 곳이 많다. 먹을거리로는 옥천참옻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유명하다. 그 중 청성면의 옻삼계탕, 옻장어탕이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운다. 옻돈까스. 옻닭샐러드, 옻함박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하늘을 가리는 벚꽃터널
수안보 석문천 벚꽃산책로
충주 수안보를 가로지르는 석문천을 따라 온천지구 내에 조성돼 있는 500여 미터의 벚꽃 산책로도 이맘 때 쯤 수안보온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석문천 벚꽃길은 커다란 벚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웅장한 터널을 연출한다. 벚꽃의 또 다른 매력은 낙화하는 모습에 있다. 이 웅장한 터널에서 하얀 꽃비를 맞으며 걷는다고 상상해보라. 그야말로 낭만이 넘칠 것이다.
하얀 꽃길 산책 후에는 뜨거운 온천 물에 몸을 담궈 나른한 몸을 풀고, 수안보를 대표하는 꿩요리를 먹어보자.
봄산으로 가는 하얀 벚꽃길
속리산 벚꽃길
말티재를 넘어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는 길도 4월이면 양 옆으로 도열한 벚나무들의 흐드러진 하얀 꽃잎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말티재 정상부터 정이품송을 지나 속리산관광안내소에 이르는 구간의 벚나무는 수령 30∼50년 정도로 속리산의 맑은 공기와 청정환경에서 피어난 벚꽃이 다른 지역보다 선명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속리산 잔디공원앞 황톳길은 벚꽃 향기 아래 맨발로 거닐며 피로도 풀고 봄을 만끽할 수 다. 속리산주변에는 봄기운이 가득한 법주사 외에도 삼년산성과 천연기념물 104호 백송 등 볼거리들이 많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구경 후엔 봄내음이 사르르 도는 봄나물들을 맛볼 수 있는 속리산 산채비빔밥으로 몸속에도 생기를 불어넣어 보자.
/ 글: 정예훈, 사진제공: 해당 시,군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