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가고싶은 충북의 여름휴가지-둘레길

작은지기 2011. 7. 8. 10:43

Ⅲ. ‘느림’의 미학에서 찾는 삶의 여유

 

 

곧장 오르지 않고 쉬엄쉬엄 걷는 둘레길에서, 향수와 따뜻한 인정이 가득한 시골에서 우리는 팍팍한 도심생활에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의 굳은살을 걷어낸다.

올 여름은 시간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곳, 잊고 살았던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에서 또 다른 ‘쉼’을 얻어 보자. 행복한 ‘평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쉬엄쉬엄 걷는 둘레길

 

괴산산막이옛길

맑은 호수와 그 위에 비친 쪽빛 하늘을 끼고 만들어진 숲속 산책길 ‘산막이 옛길’은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3.1km의 옛길을 그대로 복원한 산책로이다.

친환경 공법으로 만든 데크로 조성된 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찾는 사람들을 반하게 만든다. 호수를 끼고 도는 호젓한 산책로는 아름다운 수변 경관이 한 폭의 산수화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산막이 옛길을 걷다보면 고인돌쉼터, 노루샘, 소나무출렁다리, 매바위, 호랑이굴 등 수변경관과 함께 중간 중간 지루하지 않게 만나는 명소들이 탐방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시원한 호수바람을 맞으며 경치 감상을 할 수 있는 유람선도 산막이옛길을 만끽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호수를 마주 바라보며 함께 간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호젓하게 명상할 수 있는 흔들의자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삶의 여유를 느껴보자.

등산을 준비했다면 한반도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전망과 함께 한반도지형을 보는 것도 좋다.

 

 

 

청남대 호반산책로

‘대통령 별장’ 청남대는 개방 전까지만 해도 삼엄한 통제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남대 호반산책로는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정문에서 낙우송 반대편으로 길을 잡으면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뻗은 메타쉐콰이어 숲을 지나 호반산책로가 시작된다.

3.2Km에 이르는 코스로, 대청호 물빛을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는 데크로 된 산책로가 호수를 따라 이어진다. 호수에 비치는 산그림자와 하늘빛, 야생화와 야생초 등이 어우러져 사계절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청주상당산성 둘레길

도심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청주상당산성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산책로’이다.

청주시민에게 ‘마음의 위안’을 안겨다 주는 상당산성은 우암산, 것대산 백화산 이티봉 등 동서남북의 얕은 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조선 중후기의 대표적인 석성(石城)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당산성의 둘레길은 총 4.2km에 이른다. 주차장을 경유해 남문으로 오르거나, 한옥마을 앞에서 산성저수지를 끼고 난 길을 따라 나무계단으로 오르는 길이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쉬운’ 길이다. 서문까지의 1.1km 구간은 청주시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사진 한 장, 혹은 눈에 들어 온 풍광을 마음에 담아 가면 좋을 듯 하다.

 

 

 

충주계립령로 하늘재

하늘에 맞닿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충주계립령로 ‘하늘재’는 문헌상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로 알려져 있다. 옛길로서의 역사적인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12월에 국가 명승 제49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길이다.

하늘재를 걷는 즐거움은 천년 세월을 안고 있는 충주미륵리사지의 역사문화재를 조우하고, 재를 오르며 사계절 색다른 옛길의 정취를 감상하는 재미라고 할 수 있다.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로로 생각하면 될 정도로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작은 오솔길에서 나오는 은은한 숲향이 온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위용을 자랑하는 커다란 바위, 장군의 기상을 보는 듯한 소나무, 대나무 군락지, 옛 가마터, 최근 화제가 된 김연아 선수를 닮은 120년 된 소나무까지 산책의 묘미를 주는 것들이 많다.

 

 

대청호둘레길

최근에 등장한 대청호둘레길은 대청호와 닿아 있는 충북 청원·옥천·보은, 대전 등의 산과 들을 잇고 있다.

 

 

청주지역 등산모임이 개발한 대청호둘레길은, 청원군 문의면 현암정에서 출발해 대청댐 물문화회관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총 16구간으로 나뉜다. 충북구간(1~12구간) 124.9㎞, 대전구간(13~16구간) 41.2㎞로 구성돼 있다. 각 구간들의 평균 거리는 10.38㎞에 이른다. 대전시가 4억6천여만원을 들여 편의시설 등을 설치한 뒤 시민들에게 개방한 ‘대청호반길’과 몇몇 구간은 겹치기도 한다. 대청호둘레길의 하이라이트는 5~7구간이다. 특히 옥천군 안남면 둔주봉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이 압권인 6구간이 손에 꼽힌다. 걷는 중에 만나는 마을도 반갑고, 하늘 빛을 담은 대청호반의 물빛도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대청호둘레길은 걷는 즐거움을 가장 잘 알게 해 주는 길이다.

                                      / 글: 정예훈 (사진: 구연길,배일성,청남대,충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