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보은 선병국 가옥

작은지기 2016. 3. 30. 17:26

고풍스런 명품고택이 사월을 입다

보은 99칸 선병국 가옥

 

 

따뜻한 햇살을 등에 지고 봄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4월이다. 이맘때면 보은 속리산을 찾는 상춘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 있는데, 바로 산기운을 북돋는 하늘이 마당 한가운데 가득 들어와 앉아있는 99칸 선병국 가옥이다. 요즘 선병국 가옥은 봄맞이 손님들을 위해 한창 새 단장 중이다.

 

 

마당 한 가운데 봄이 가득

99칸 선병국 가옥의 위풍

 

시원하게 뚫린 보은상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속리산 IC를 나와 장내삼거리에서 505번 지방도를 타고 개안리로 향하면 겉보기에도 어머 어마한 고택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집이 바로 도내에서도 유명한 99칸 선병국 가옥이다.

가옥도 가옥이지만 세월을 이기고 가옥과 함께 서있는 아름드리 나무들도 고택의 연륜과 중후함을 보여준다.





중요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된 이 가옥은 당대에 가장 훌륭한 목수로 불리는 사람들을 뽑아 1919년부터 1921년에 걸쳐 지었다고 한다. 안채, 사랑채, 사당은 물론 대문채, 행랑채 등 전형적인 고택의 구조가 대궐처럼 크게 자리 잡고 있어 옛날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집이 서 있는 곳은 속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삼가천의 큰 개울 중간에 삼각주를 이룬 소나무 숲속이다. 일설엔 집터가 연꽃이 물에 뜬 현상인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어서 자손이 왕성하고 장수(長壽)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사랑채와 안채, 사당채를 둘러싸고 있는 안담의 바깥으로 널찍하게 외담을 높게 둘러쌓았는데, 운치 있는 이 담길을 걷다보면 집의 넓이와 위풍이 느껴진다.

찬찬히 고택을 돌아보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3칸짜리 솟을대문 안의 넓은 마당, 곳곳의 운치 있는 소나무, 자연석으로 잘 다듬은 기단, 쪽마루,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대청마루, 큰 사랑, 골방, 약방, 팔작지붕, 하늘과 맞닿아 있는 돌담과 돌담아래 청초하게 피어있는 꽃들. 여기저기 사진에 담자면 시간이 부족하다.

선병국 가옥은 개화의 물결을 타고 전통적 건축기법에서 벗어나 건물의 칸이나 높이 등을 크게 하는 경향을 보이던 시기의 대표적 건축물로,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보기 드문 구조를 갖고 있는 사랑채는 앞, 뒤에 모두 툇마루를 설치해 넓은 공간을 활용하게 했다. 가운데 넓은 대청을 중심으로 양 옆에 큰 사랑방을 비롯해 골방, 약방, 마루 등이 있다. 대청은 앞, 뒤 툇마루를 통해 어떤 방으로든 갈 수 있다. 부엌은 아주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위엔 다락이 있다.

사랑채 마당 한쪽 정원에 누워있는 듯한 소나무는 이 집이 살아왔던 세월을 느끼게 해준다.

안채 마당엔 ‘U’자형의 행랑채가 안채를 넓게 둘러싸고 있는데, 조용히 공부에 매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고시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당채는 행랑채의 북쪽에 사랑채와 축을 나란히 해서 배치돼 있다. 남쪽에 부엌을 두고 있는 제수채와 사당을 연결하는 복도채는 20세기에 들어와서 나타난 시설물로, 비바람이 칠 때도 의례를 거행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지은 것이라 한다.

눈짐작으로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든 어마어마한 장독들이 들어앉아있는 장독대 앞의 별채는 최근에 새로 지은 건축물로, 가족단위 투숙객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한다.

하루 밤 묵으며 고택의 웅장함도 체험하고, 속리산 자락 바람을 맞으며 법주사, 삼년산성, 정이품송 소나무 등 인근의 문화재를 둘러보면 좋을 듯 하다.





350년 선씨 장도 맛보고

한식체험에 도포입고 제례까지 

 

3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선씨 종가 전통장은 선병국 가옥만큼이나 유명하다.

수년 전 농업예술위원회에서 개최한 장 전시회에서 선씨 종가의 덧간장(씨간장)1리터에 500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판매된 적이 있다.

아당골이라는 이름으로 보은 특산품인 대추를 넣어서 만든 간장, 된장, 고추장을 판매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선씨 종가 제품은 선병국 가옥에선 살 수 없고 유명 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보성 선씨 21대 종부 김정옥 여사가 직접 담가주는 전통장류체험은 할 수 있다.


된장, 고추장, 간장, 메주 등의 장류

체험과 선씨종가한식, 책거리상, 주안상 등의 한식체험, 전통한과제험 등이 사전 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 된장 체험은 특성상 음력 정월과양력 11월에만 이뤄진다.

이 외에도 보성 선씨 내림음식과 차례상 차리기 등 제례음식과 제례체험을 의복까지 갖추고 할 수 있다.

하룻밤 머물면서 한옥체험과 한식체험까지 곁들이면 가족들과의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모든 체험은 종부님의 손이 필요하므로 하루 1팀만 가능하며, 사전 예약이 필수다.

                                        

주소: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길

         10-2

문의 및 예약: 543-7177

    

                                                                                    / 글, 사진: 정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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